갓생으로 살고 싶어

글도 잘 써야 하다니.. 본문

성찰도 갓생이다.

글도 잘 써야 하다니..

집중해라 2023. 10. 17. 17:49

반년간 인턴으로 진행한 연구가 있다.

그 결과를 실적화하기 위해 논문으로 써오라고 하셨다.

정말 한땀한땀 고민하면서 추석까지 갈아서 작성한 논문 초안을 상사에게 제출했다. 

결과는 내 글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어서 직접 다시 쓰시겠다 하셨다....

 

내가 그렇게 글을 못 쓴다고..? 애초에 잘 쓴 글쓰기가 뭐지..?

상사는 바빠서 석사과정 친구들처럼 나를 하나하나 고쳐줄 자신이 없다고 하셨다.. 

답답한 상사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지만 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다음에 회사를 간다면 그때는 인턴이 아닐텐데.. 인턴도 아닌데 윗분들이 아직 부족한 나를 함께 이끌어줄까?

이런 것들을 배우기 위해 들어왔는데 최종보스를 보기도 전에 강력한 중간보스를 봉착한 용사가 된 느낌이다. 

 

이 글쓰기 이슈는 가까운 과거에도 자소서에서부터 부족한 티가 난다고 지적받았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꼭 배우고 나가고 싶었던 건데, 이걸 여기서 배울 수 없다.

 

왜 이렇게 된 건지부터 되짚어 보았다.

 

고등학교까지는 어딜가든 글을 잘 썼고, 그 나잇대에는 나무랄 데가 거의 없다고 오히려 상을 받아왔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글을 뱉어내는 내 손가락에 담긴 자신감이다.

 

과거에는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될대로 썼고

지금은 세심한 평가를 두려워하며 문장 한 줄 쓰는데에도 엄청난 심력이 소요된다.

 

몇년전부터는 단순히 일기를 쓸 때에도 남들의 화려한 내용과 문장력에 주눅들어하는 내가 느껴져서 그만둔 게 여러번.

이렇게 하나둘 내려놓은 것이 지금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일단 문장을 편하게 써내려야 문단이 완성되고, 문단들이 모여서 글이 되고, 그 글이 완성되어야 초안이 된다.

또다시 이 초안을 수많이 읽으며 부족한 점을 체크해서 보완해나가야 한다.

 

이게 글쓰기의 기본임에도 문장을 쓰는 게 두려워서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초안의 구성만 몇날 며칠 고민하고, 필요한 그래프나 그림만 열심히 그렸다. 결과적으로 이건 내가 내 약점을 회피한 거라는 게 이 글을 쓰면서 느껴진다. 

이제는 재료가 다 모이지 않았어도 글은 쓸 수 있었고, 재료는 나중에 글의 초안을 쓰고 채우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고 판단된다.

 

문장을 쓰는게 두렵다는 걸 깨달았으니 일상에 글쓰기를 포함해서 익숙하게 만들어서 이 두려움을 없애보자..!

블로그처럼 편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고, 남들이 평가하지도 않고, 아무 이야기나 써도 되는 공간은 내 목적에 아주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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